아름다운 선율 뒤에 감추어진 계략,
‘초야권’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박은용 성악가 | 바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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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출강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 대구 오페라 하우스, 국립극장 등
오페라 주역 가수및 음악회에서 활동 중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많은 독자들이 1995년 한국에서 개봉한 팀 로빈스(앤디 역)와 모건 프리먼(레드 역)이 출연한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을 보았거나 알 것이다.

이 영화는 각각 살인죄로 형벌을 받아 교도소에 들어온 앤디와 레드가 교도소 안에서 탈출을 계획하여 탈출에 성공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이다. 탈출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은행원 시절의 능력을 사용해 교도소 소장과 교도관들의 세금 문제를 상담해주고 이득을 보게 해주면서 신임을 얻게 된 앤디는 교도소에서 어느 정도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자유로이 도서관에서 도서를 살피다가 오래된 LP판 하나를 발견하게 된 앤디는 교도소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에 연결해서 음악을 트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에 나오는 <Sull’aria (편지의 이중창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 이다. 

많은 분들이 이 곡에 대해서 설명을 했고 독자들께서도 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필자가 한 가지를 더 첨가하고자 하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면 바로 “초야권”이다. 

먼저 독자들께 이 부족한 글을 계속해서 읽어나가시기 전에 이 음악이 나오는 장면을 찾아서 보시면서 아름다운 선율의 이 노래가 어떤 내용일까 한 번 상상해보고 계속해서 글을 읽으시면 어떠할지 조심스레 추천해 드린다. 
 

과연 이 편지의 이중창은 아름다운 선율처럼 내용 또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중세 봉건시대에 있었던 초야권(Il diritto della prima notte - 첫날밤의 권리)이라는 권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오페라이다. 초야권이란 중세 시대에 백작이나 권력자들의 집에서 일하는 하녀들이 결혼하려 할 때, 첫날밤을 남자 주인과 보내야 한다는 권리를 뜻하는 단어이다.

이 오페라의 주인공은 백작과 백작부인, 하인 피가로, 피가로와 결혼을 앞둔 하녀 수잔나이다. 백작은 초야권을 이용해 하녀 수잔나와 하룻밤을 보내려 하는 속셈을 가지고 작전을 세우고, 이것을 알고 있는 백작부인과 수잔나는 백작을 골탕 먹이고자 백작 부인이 수잔나로 변장하여 백작을 만나겠다는 계략을 꾸미며 둘이 부르는 노래가 바로 편지의 이중창이다.
아름다운 선율에 감추어진 이 계략은 성공하게 되어 백작은 백작부인에게 용서를 구하고 백작부인은 백작을 용서해 주고 축제를 열며 오페라의 막이 내리게 된다. 이렇듯 편지의 이중창은 이 오페라에서 큰 전환점을 주는 중요한 곡이다.
 

그렇다면 이 이중창과 영화는 어떻게 연결이 될까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앤디가 이 음악을 틀고 스피커에 연결하는 순간 죄수들의 시선은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피커로 집중되고, 교도소장과 간수들은 그 음악을 멈추고자 앤디가 잠가놓은 문의 유리를 부수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레드는 “난 지금도 이 이탈리아 숙녀분들이 뭐라고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은, 알고 싶지도 않다. 모르는 채로 있는게 나은 것도 있으니까. 난 그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그 때문에 가슴이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 목소리는 그 회색의 공간의 어느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을 만큼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들어와 그 벽을 무너트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순간, 쇼생크의 모든 사람은 자유를 느꼈다.”라고 말하며 회상을 한다. 

영화에서도 오페라와 같이 이중창이 나오는 장면에서 자유를 억압하고자 하는 자와 자유를 갈망하는 자의 상반된 반응을 보여준다. 마치 초야권을 이용해서 하인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신의 즐거움을 채우고자 하는 백작과 아름다운 선율에 담긴 계략을 이용해서 초야권으로부터의 자유를 주고 또 얻고자 하는 백작부인과 수잔나의 상반된 모습처럼.

아름다움이란 누군가에게는 자유를 갈망하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권리와 권력을 빼앗길 것 같은 불안함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자 이제 다시 한번 이 음악을 틀어서 감상해보시기를 바란다.
이 음악을 들으며 아름다움이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귀를 기울이며 자유를 누리고 그 자유로부터 나오는 희망을 마음에 품으십니까?
아니면 현실에 사로잡혀 눈과 귀를 닫고 그 현실의 감옥 안에서의 즐거움에 만족하십니까?

지금 나는 위의 두 질문 중 어느 위치에 있는지 생각하며 레드역을 연기한 모건 프리먼의 대사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I hope to see my friend and shake his hand. 
I hope the pacific is as blue as it has been in my dreams. 
I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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